담임목사님 칼럼 - 실로암 못가

갑바도기아의 20층 지하도시
글쓴이: 민종기목사
등록일: 2016-05-27 11:03:37
조회: 2,131
추천: 143
  

    터키는 가장 풍성한 초대교회의 유적이 존재하는 곳입니다. 사도 바울의 고향 다소, 3차에 걸친 선교여행이 시작된 안디옥과 전도 받은 도시들, 그리고 계시록에 등장하는 소아시아의 7교회가 있습니다. 그 중 갑바도기아는 터키 중심에서 충격적인 기독교 유적, 동굴도시 괴레메(Göreme)와, 지하도시 데린구유(Derinkuyu) 및 카이마클리(Kaymakli)가 있는 곳입니다.

   고대 이 지역에 에르지에스 화산이 터졌습니다. 석회암의 기층 위에 수십 미터의 화산재가 쌓여 굳은 응회암과 그 위에 용암이 덮여 굳은 현무암이 기초적 지각의 표면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이 환경이 풍화작용을 통해 버섯, 기둥, 수많은 고깔모자 형태의 기묘한 지형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람들이 지상의 굴과 지하동굴을 만들고 그곳에 살아왔습니다.

   이러한 지상의 굴과 지하의 도시들이 신앙적인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믿음의 사람들이 핍박을 피하면서입니다. 네로 이후로 약 250년간 초대교회의 핍박 중에 사도와 속사도, 그리고 교부들에 의하여 신앙을 받은 사람들은 지상의 도시 괴레메로 들어갔습니다. 동로마 콘스탄틴 대제에 의하여 기독교가 공인(313년)되고 기독교가 데오도시우스 황제 때 비잔틴 제국의 국교로 승인(381년)이 될 때까지, 괴레메는 핍박을 피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기독교가 공인된 이후에는 신앙인의 정결을 위한 수도원 운동의 기점이 되기도 합니다.

   데린구유와 카이마클리 등의 지하도시도 이 기간 동안 기독교인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이미 있던 지하도시를 확장하고 개발하여 환란 가운데에서도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사람들은 석회암 아래로 파내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지하수면에 이르기까지 약 85미터에 이르는 깊이로 36개의 지하도시가 형성되었고 이들은 다시 횡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깊은 곳은 20층의 지하도시가 형성되었고 데린구유에만 50여개의 수직 통풍구와 많은 우물이 생존을 위하여 마련되었습니다.  

   이 지하도시에는 약 20,000명 정도가 살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 이슬람이 침략을 시작하던 8세기 이후에는, 이곳이 신앙을 지키기 위한 단순한 도시에서 조직화된 지하도시로 확대되었다고 추정됩니다. 이곳에는 교회당, 지하학교, 외양간, 창고, 부엌, 등의 공동시설과 개인 및 가족용 침실이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외부의 침략에 대비해서 원형의 돌문이 층마다 설치되었고 오직 안쪽에서만 굴려서 문을 여닫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차라리 죽는 것이 편했을 핍박의 시대에 신앙으로 뭉쳐진 위대한 믿음의 선진들은 그 암굴에 거하면서 신앙을 전수하고 천국 생활을 꿈꾸었습니다. 신앙의 헌신이 점차로 엷어지는 이 시대에 갑바도기아의 지하교회는 충격과 도전 속에서 우리에게 묵묵히 인내와 겸손의 미덕을 가르칩니다. 고난 속의 갑바도기아 교회는 세계 기독교사에 찬란히 빛나는 바질, 닛사의 그레고리와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를 통하여 삼위일체론에 결정적 공헌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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