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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단상]선교지 쿠스코와 리마에서의 묵상
글쓴이: 충현뉴스
등록일: 2019-08-29 09:32:34
조회: 65
추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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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설립 34주년 집회를 마친 8월 11일 밤, 페루와 칠레를 방문하는 선교탐사팀은 저와 전임 선교위원장이신 이융훈 장로님 부부, 그리고 현 선교위원장 정승우 장로님 부부 5명이었습니다. 쉴 틈도 없이 야간 비행기를 타고 캘리포니아를 급히 떠나 페루의 리마로 가서 새벽을 맞이하였습니다. 한 주간 페루와 칠레를 방문하여 선교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저희들의 임무였습니다. 잉카제국의 영광이 서려있는 페루를 방문하면, 여지없이 마음이 아프고 괴로워집니다.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에 이르는 잉카제국의 영광은 간 곳이 없고, 지금은 사회의 하층민으로 전락한 원래의 주인 잉카 원주민의 모습이 아픔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페루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인도한 안내자는 잉카의 케추아 언어를 구사하는 셀소 카요(Celso Cayo)입니다. 그는 자신이 스페인의 혈통과 잉카 원주민의 피를 이어받은 메스티조라 했습니다. 그는 영어, 스페인어와 케추아어를 사용하였는데, 민족 정체성은 여지없이 잉카 용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팀의 공통된 의견은 저렇게 열정적으로 잉카문화를 소개하는 것은 저가 잉카의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습니다. 많은 방언을 가진 케추아어 중에서 쿠스코 근처의 언어를 사용하는 그는 잉카의 영토, 문화와 흘러간 영광이 마치 자기 것인 것처럼 뜨겁게 설명하고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친해진 이틀 후 리마로 기차를 타고 오는 길에 그는 지금은 흘러간 ‘민족의 과거 영광이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셀소는 아내 베로니카와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는 약 6,000미터가 넘는 눈 덮인 산 베로니카를 자신의 아내라고 부르면서 웃었습니다. 그 산의 케추아 이름은 “와카이윌카” 곧 “신성한 눈물”(The Sacred Tear)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물이 흘러내려 우루밤바 강이 흐르는 깊은 계곡을 “신성한 계곡”(The Sacred Valley)이라고 말했습니다. 높은 산에서 그 계곡을 내려다보며, “와! 나 여기 살고 싶다”고 말했더니 셀소는 “같이 살자”고 합니다. 그처럼 우리 팀과 셀소는 격의 없이 며칠을 지냈습니다. 그는 대놓고 우리와 함께 식탁에 앉아서 식사를 했습니다. 다른 여행에서는 볼 수 없는 가이드의 모습이었습니다.
지금도 잉카의 언어 케추아어를 사용하는 원주민은 800만에서 1,000만에 이르는데, 통일된 문법이나 문자는 없고, 케추아어 방언으로 지금도 성경번역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선교단체의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자신의 언어로 된 케추아 문법책이나 성경을 읽지 못했다는 셀소의 말이 안타깝게 들렸습니다. 미진하나마 한편에서는 케추아어 성경번역과 주요 책자가 번역되고, 복음전도가 지속되는 흔적을 발견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페루의 잉카 원주민과 스페인 혈통이 섞인 신학자 중에 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단연코 구스타보 구티에레즈(Gustavo Gutierrez, 1928-)라는 신학자입니다. 20세기 후반을 살면서 제3세계의 신학자로서 서구 중심의 신학에 도전장을 던진 그는 바로 페루의 리마에서 잉카의 혈통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고난을 체험하면서 목회한 도미니칸 신부입니다. “해방신학”이라는 장르를 통하여 그는 세계 신학계에 논쟁을 일으켰으며, 그 신학의 핵심 의미는 “개인”의 중생과 회심을 강조한 당시의 서구 신학계에 죄와 회심은 “구조”(structure)의 차원에서 해석하여야 한다는 논점을 제공한 사람입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회개한 후에도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제도적인 죄의 결과물을 지적한 사람입니다. 기독교가 개인주의에 빠져있을 때, 그는 구약성경이 말하는 구조적, 집단적 타락을 지적하여 신학계에 문제를 제기한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는 사회학적 통찰력의 인도함 속에서 성경에서 말하는 “구조악”(structural evil) “집단적 죄”(collective sin) 그리고 “사회적 죄”(social sin)라는 개념을 현대화시킴으로 신학적으로 공헌한 사람입니다. 비록 그가 마르크스의 사회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고 비판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그는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계층이동(upward mobility)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의 그늘을 여지없이 드러냈습니다.

페루의 쿠스코와 리마에서 삶의 족적을 남기고 있는 두 잉카혈통의 사람을 생각하면서, 며칠을 보냈습니다. 잉카 원주민이 몽고반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쿠스코와 리마의 잉카혈통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남 같지 않습니다. 마추피추, 삭사이와만, 코리칸차의 위대한 석조건축물을 보면서 흘러간 잉카의 영광과 잃어버린 경이로운 기술들이 마음에 서글픔으로 다가옵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 없는 며칠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쿠스코와 리마의 미래를 위한 선교사는 이곳에서 목 놓아 울며 그들의 운명을 개척할 것입니다.
민종기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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