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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단상]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 사이에서
글쓴이: 충현뉴스
등록일: 2017-09-05 12:57:36
조회: 50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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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 개방된 지 얼마 아니 되는 쿠바 땅을 밟게 되었다. 쿠바는 중국, 베트남, 라오스, 북한과 함께 아직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세계 다섯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오래 전에 읽은 <<노인과 바다>>를 헤밍웨이가 머물던 집 앞 해변에서 편안하게 읽고 싶었다. 카스트로와 함께 1959년 쿠바혁명을 달성한 아르헨티나 의사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 평전>>을 그의 기념관 근처에서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쿠바의 수도 아바나(Havana)로 향하는 비행기는 5-6시간이나 늦어졌다. 후끈한 습기가 엄습하는 공항을 나온 수요일 오후 8시부터 토요일 오후 5시 50분 쿠바를 떠나는 그 순간까지 컴퓨터, 인터넷, 전화기 금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신없는 더위 속에서 3박 4일을 지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거주하는 곳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쿠바 전국에서 모여든 목회자들이 잠자고 있는 더위에 달아있는 건물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머물고 있는 안식교 재단의 게스트하우스는 너무도 좋은 거주 장소였다.

목요일과 금요일 두 날에 걸쳐서 교단 지도자를 위한 오전 강의가 시작되었다. 정승우 장로님의 훌륭한 스페인어 통역으로 강의 내용을 전달하면서 시간마다 토론을 하였다. 순수함과 열정이 가득 찬 사역자들과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소통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현지 쿠바 목사님들도 많이 즐거워하시며, 꼭 다시 와달라고 요청하였다.

오후에는 목사님들과 간담회를 하였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자신의 생업을 가지고 목회를 하고 있었다. 많은 고충을 겪으면서 목회를 하는 모습은 매우 안스러웠고 또한 존경스러웠다. 공산당의 관리 하에 있지 아니한 신생 교단이어서, 지교회를 재정적으로 도울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젊은 총회장은 전마태오 선교사님의 도움과 우리의 방문을 무척이나 고맙게 생각하였다. 성공회에서 나와 새로운 교단을 세워 10년이 지났고, 그 간에 목회자 200명, 복음전도자 200명의 적지 않은 보수적 복음주의 교단으로 발전해왔지만, 우리 팀의 방문과 사랑에 너무 감격하고 감사하다고 눈물을 흘리셨다. 정성으로 준비한 선물 패키지와 식사를 제공한 것도 사랑의 표현이 되었음에 틀림이 없다.

쿠바의 목회자들은 아직도 의무교육과 의료혜택과 배급을 주는 정부를 신뢰하고 있었다. 더구나 오랫동안의 스페인 통치와 미국 통치를 극복하고 독립국을 세운 카스트로와 공산정부를 존중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렇다고 그들 목회자들이 공산주의 사상을 신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강력한 성령의 체험이 있었다. 열정적인 예배와 찬양이 있었다.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높이는 신앙의 고백들이 밤마다 열린 예배 내내 그치지 않고 흐르고 있었다. 그들은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혁명을 부정하지 않지만, 혁명가들이 줄 수 없는 신령한 은혜를 간절히 사모하며 갈구하고 있었다. 50대 중반의 한 현지인 성도는 우리 숙소 근처에 있는 바다로 나가 세례를 받았다.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즐거운 날이라고 감사의 고백을 하였다.

쿠바의 목회자들이 지금의 미국식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갈망하지 않는다. 내가 만난 교단지도자들은 헤밍웨이가 가진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헤밍웨이와는 달리 공산주의를 분명히 반대하지 않았다. 아니 식민지의 노예상태에서 나라를 해방시킨 공산주의의 공적을 인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노인과 바다>>로 퓰리쳐 상(1952)과 연이어 노벨문학상(1954)을 수상한 헤밍웨이가 속한 체제가 자신들에게는 식민주의자들이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우리의 심금을 울렸던 헤밍웨이의 글과 영화에 거리를 두며, 민족의 자유를 제한받지 않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만난 쿠바 목회자들은 또한 체 게바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들은 한국의 드라마를 잘 알고 있었고, 미국의 삶의 풍요를 간절히 요구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들 목회자들은 공산당 아래에 교회를 두기를 원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하여 체제가 주는 교육, 학위, 생활보장과 공인을 요구하지 않았다. 차라리 중국의 지하교회처럼 체제에 순응하지 않고 그들은 종교에 관한 한 ‘가정교회’를 통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누리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가 만난 쿠바 목회자의 성품은 오히려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의 이름이 만나는 점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헤밍웨이의 이름은 영어의 어니스트(Ernest Hemingway)이며, 체 게바라의 이름은 스페인어의 에르네스토(Ernesto Che Guevara)이다. 이 두 이름의 뜻은 성실함, 진득함, 꾸준함, 강력함과 진지함으로 동일하다. 삶과 사역에서 진득하게 전진하는 목회자들이 전마태오 선교사님이 사역을 위하여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우리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시점에 있었다.
민종기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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