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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단상 2017.7] 족벌주의와 목회세습
글쓴이: 충현뉴스
등록일: 2017-07-03 07:58:51
조회: 176
추천: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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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따라오라”(마 4:19). 이는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이 제자를 부르면서 우리의 순종을 요구하는 외침이다. “너희는 나를 본 받는 자가 되라” (고전 11:1). 사도 바울의 이 외침은 교회 지도자로서의 영적 자신감과 자신의 사도적 권위를 드러내 보여주는 말씀이다. 초대교회에서 지도자란 교회를 위하여 누구보다도 고통을 많이 당하는 사람이었다. 인간적 지혜에서 보면, 성도들의 행진이란 고난을 자처하는 “바보들의 행진”이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십자가를 확실히 보장받고, 가난과 핍박을 친구처럼 가까이하는 삶이었다.
이러한 고통의 시대가 지나고 기독교가 로마제국에서 인정받게 되면서, 교회에 유혹거리가 들어왔다. 신자가 된다는 것이 다수에 참여하는 것이며, 신분세탁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회심의 아픔보다는 신자가 됨으로 생기는 누림이 훨씬 많아졌다. 복음전파의 헌신보다는 주류에 편입되는 권리가 점차 커지게 되었다. 고난이라는 보이지 않던 문턱이 없어진 교회에 신자는 세속을 가지고 들어오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목회자가 점차 교권의 핵심에 서면서, 이에 따른 교권의 남용이 발생되었다. 지역에 따라 대교회가 생겨나면서, 후임자를 결정하는데 혈연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족벌주의”가 발생한 것이다.
교권이 기득권이 되어 감독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위 족벌주의라는 경쟁이 배제되는 부정적 교회정치의 관행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것은 지근거리의 가족이 핵심적인 교회의 직분을 독점하게 되는 현상이었다. 이 족벌주의의 폐단을 해결하려고 서기 341년 안디옥 공회의에서는 목사, 장로와 집사의 사역윤리에 대한 25개의 교회규정을 제정했다. 그 중 23번 규정은 한 지역을 영적으로 관리하는 감독의 후임자는 자기 동생이나 아들이나 다른 친척을 임명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배제하는 금령이다. 구체적 방법론으로 후임자 결정은 그 감독이 죽고 난 후에 지역의 주교들이 모여서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모든 교회는 아니지만 중요한 지역의 대표교회에서 철저하게 혈연의 침투를 배제하여 족벌주의를 차단한 것이다.
다음은 당시에 반포된 교회법 23조의 일부이다. “감독이 죽음에 임박해서 자신의 후임자를 선택하는 것을 합법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말지니라. 만약 그런 결정을 했다면, 그 결정은 무효이다.” 아울러 “감독은 공의회에서 감독들이 모여서 결정하는 것만 유효”하며, 이 공회의가 해당 감독이 죽은 후에 후임자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을 가진 기관”이다. 꼼꼼하게 규정된 교회정치의 제도적 장치는 교회의 공공성을 지키는 정의로운 결정이었다.
5세기에 들어서 어거스틴도 자신의 후임자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이 족벌주의를 배격한다. 그는 힙포의 감독으로 후임자의 제정을 종용받았다. 후임자를 미리 정하여 죽을 때까지 동역하다가 후임자에게 넘기라는 것이었다. 어거스틴은 “자신이 염두에 둔 사람은 장로[지금의 목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감독이 되는 것은 하나님이 결정하셔야 된다”고 한다. 어거스틴은 후손이나 자신의 최측근이 목회자가 되는 것을 막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신처럼 감독이 되는 것은 자신이 정할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으로 생각한 것이다. 중세에 들어와서는 이러한 전통이 지속적으로 훼손되었다. 결국 11세기에는 족벌주의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지역의 대표교회인 주교좌교회의 감독을 독신 사제만으로 인정하게 된다.
교회를 위하여 대를 이은 가족의 헌신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러나 아름다운 가족의 헌신이 기득권이 되지 않도록 조심을 한 것이 또한 초대교회이 전통이었고, 이는 이후 중세교회의 독신전통을 낳는다. 족벌주의는 정의로운 교회를 타락시킨다. 족벌주의, 영어의 ‘네포티즘’(nepotism)은 조카라는 의미의 “네포테”(nepote)라는 라틴어에서 나왔다. 나중에 로마교회의 아들이 없는 신부들이 자식이 없으니까 조카에게 교회를 물려준 것이다. 이러한 족벌주의는 결국 종교개혁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캘빈의 기독교 강요를 통해서도 발견한다. 교권의 사유화가 오래도록 진행된 것이다.  
교회는 누가 소유하거나, 사거나 팔거나,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사적인 재산이 아니다. 교회는 사적 기관이 아니라 공적인 기관이다. 교회를 공동체(community)라고 부르는 것과 공영체(commonwealth)라고 부르는 것은 교회가 공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는 예수님을 머리로 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워진 그리스도의 소유 하에 있는 성도에게 맡겨진 영적 공동자산이라는 말이다.
감독의 사후 결정, 신부의 독신주의 등은 교회내부의 족벌주의와 부패를 배격하려고 생긴 오래된 전통이다. 개신교는 특히 이러한 부패를 대항하여 종교개혁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개혁대상이 되고 있는 중대형교회의 목회세습은 타락한 중세의 과거를 다시 개신교회 속에 살려내는 슬픈 오류가 아닐 수 없다. 한국 경인지역에 있는 120개 이상의 중대형교회가 목회세습을 했다는 소식을 슬픔으로 듣는다. 해 아래 새것이 없다.
민종기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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